현대인에게 유용한 정보들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합니다.

  • 2025. 8. 6.

    by. 전달지기

    1. 우리 집에서 벌어지는 디지털 갈등의 일상적 모습들

    며칠 전 친구와 커피를 마시면서 들은 이야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중학생 아들이 있는 그 친구는 "우리 애랑 대화할 때 마치 다른 나라 사람과 얘기하는 기분"이라고 하더군요. 아이가 "엄마, 이거 개웃긴데 봐봐"라며 틱톡 영상을 보여주면, 정작 뭐가 재미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거예요. 반대로 부모가 "요즘 뉴스 보니까..."라고 말을 시작하면 아이는 "또 TV 뉴스야?"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제 경우도 비슷했어요. 고등학생인 조카와 대화할 때면 정말 당황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아이가 "삼촌, 이 게임 알아? 롤? 아니면 발로란트는?" 이렇게 물어보면 저는 그냥 "아, 게임... 그런 거 하지 말고 공부해"라고 뻔한 대답만 했거든요. 그러면 아이는 실망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는 그런 얘기를 안 하더라고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제가 아이의 관심사를 완전히 차단해버린 셈이었어요.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도 자주 목격하는 장면이 있어요. 부모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있고, 아이는 이어폰을 끼고 유튜브를 보고 있어요. 같은 공간에 있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모습이죠. 1층에서 20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서로 한 마디도 안 하는 경우가 정말 많더라고요.

    더 심각한 건 이런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아이들은 새로운 앱이나 플랫폼을 금세 습득하는 반면, 부모들은 카카오톡 사용법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희 어머니만 해도 "이 폰 왜 이렇게 복잡해? 예전 폰이 나았어"라고 하시면서 스마트폰 사용을 어려워하세요. 그런데 손자는 3살인데도 태블릿을 능숙하게 다루니까, 할머니와 손자 사이의 디지털 격차가 정말 크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격차가 단순히 기술 사용의 차이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아이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경험하는 즐거움, 친구 관계, 학습 방식, 심지어 가치관까지 모든 것이 우리 세대와 달라지고 있어요. 그런데 부모들은 여전히 "책 읽어라", "밖에 나가서 놀아라"라는 구시대적 조언만 하고 있으니, 소통이 될 리가 없죠. 실제로 저희 사촌 형님은 "요즘 애들은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아예 소통을 포기한 상태더라고요.

     

    디지털 네이티브 자녀와 소통하는 법 - 세대 간 디지털 격차 해소 가이드

    2. 내가 직접 겪어본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독특한 세계

    몇 년 전부터 조카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그들의 디지털 세계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정말 힘들었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조카를 팔로우했는데, 아이가 올리는 사진들을 보면서 "이게 뭐가 재미있다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음식 사진, 거울 셀카, 의미 모를 영어 캡션들... 처음에는 정말 이해가 안 갔어요.

    그런데 한 달 정도 지켜보니까 조금씩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은 단순히 사진을 올리는 게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던 거예요. 예를 들어, 카페에서 찍은 음료 사진에 "오늘 시험 끝! 자유로워~"라는 캡션을 달면, 친구들이 "수고했어!", "나도 끝났어!" 같은 댓글로 서로 공감하고 격려하더라고요. 우리 세대가 전화로 "시험 어땠어?"라고 묻던 것과 본질적으로는 같은 소통이었던 셈이죠.

    유튜브도 마찬가지였어요. 처음엔 "이런 걸 왜 보지?"라고 생각했는데, 조카가 보는 채널들을 같이 보면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까 거기서도 나름의 학습과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게임 실황을 보면서 전략적 사고를 기르고, 요리 영상을 보면서 새로운 레시피를 익히고, 공부 방법 영상을 보면서 학습 노하우를 얻더라고요. 물론 쓸데없는 콘텐츠도 많지만, 아이들 나름대로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서 보고 있었어요.

    제일 놀라웠던 건 아이들의 멀티태스킹 능력이었어요. 숙제를 하면서 동시에 친구들과 메신저로 대화하고, 음악도 듣고, 가끔 유튜브도 보더라고요. 처음엔 "이렇게 하면 집중이 안 될 텐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관찰해보니까 아이들은 이런 환경에서 오히려 더 효율적으로 일하더라고요. 물론 깊이 있는 사고가 필요한 작업에서는 집중이 떨어질 수 있지만, 단순 반복 작업에서는 오히려 지루함을 달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어요.

    친구 관계도 완전히 달랐어요. 우리 때는 직접 만나야 친해질 수 있었는데,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와도 진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더라고요. 조카가 "오늘 온라인 친구가 우울하다고 해서 밤새 대화했어"라고 하면서, 직접 만난 적 없는 친구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어요. 물론 온라인 관계의 위험성도 있지만, 지역이나 환경에 관계없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건 분명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언어 사용도 흥미로웠어요. "ㅋㅋㅋ", "ㅠㅠ", "대박", "레알" 같은 표현들이 처음엔 이상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나름의 뉘앙스와 감정을 담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ㅋㅋ"와 "ㅋㅋㅋ"의 차이, "ㅠㅠ"와 "ㅜㅜ"의 차이까지도 있더라고요. 이런 걸 이해하고 나니까 아이들과 메신저로 대화할 때도 훨씬 자연스러워졌어요.

     

    3.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소통의 진짜 비결들

    첫 시도는 완전히 실패였어요. "요즘 애들이 뭘 좋아하는지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무작정 틱톡을 설치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너무 유치하고 의미 없는 영상들 투성이더라고요. 조카에게 "이런 거 보지 말고 다큐멘터리나 봐"라고 했다가, 아이가 "삼촌은 이런 거 모를 거야"라며 완전히 담을 쌓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성급하게 판단했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시도에서도 실수를 했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에 대해 알아보려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몇 개 봤거든요. 그리고 "나도 이제 BTS 알아!"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는데, 조카가 "삼촌, 그건 구버전이야. 지금은 뉴진스, 에스파가 대세라고"라고 하더라고요. 아이들 세계의 트렌드는 정말 빠르게 바뀌더라고요. 그때 깨달은 게, 억지로 따라가려고 하면 안 되고,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정말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질문하기'였어요. "이거 뭐야? 가르쳐줘"라고 순수하게 물어보니까, 아이들이 신이 나서 설명해주더라고요. 저는 단순히 "아, 그렇구나"라고 대답하는 게 아니라, "그럼 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 "왜 이게 재미있어?" 같은 후속 질문을 계속 했어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자신이 뭔가 선생님이 된 기분을 느끼면서 더욱 열심히 알려주더라고요.

    함께 체험하기도 좋은 방법이었어요. 조카가 하는 게임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나도 한 번 해볼까?"라고 했더니, 아이가 정말 친절하게 가르쳐주더라고요. 처음에는 캐릭터 조작도 제대로 못 했는데, 조카가 웃으면서도 끈기 있게 알려줬어요. 그 과정에서 "삼촌, 생각보다 괜찮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뿌듯했어요. 비록 게임 실력은 형편없었지만, 아이와 공통 화제가 생긴 거죠.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 '판단하지 않기'였어요. 아이가 "친구랑 디스코드에서 밤새 게임했어"라고 하면, 예전에는 "그럴 시간에 공부해"라고 했을 텐데, 이제는 "재미있었어? 어떤 게임이야?"라고 먼저 묻더라고요. 그러면 아이가 훨씬 편하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져요. 물론 나중에 "그래도 너무 늦게까지 하면 몸이 피곤하지 않을까?"라고 걱정은 표현하지만, 일단 아이의 경험을 인정하고 들어주는 게 먼저더라고요.

    실제로 아이들과 메신저로 대화할 때도 처음에는 "안녕하세요"라고 정중하게 보냈는데, 조카가 "삼촌, 왜 이렇게 딱딱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안녕~"이나 "뭐해?"처럼 편하게 보내니까 아이도 훨씬 자연스럽게 대답하더라고요. 이모티콘도 적절히 사용하고, 가끔은 아이들이 쓰는 줄임말도 써보고... 그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소통의 벽이 낮아지는 걸 느꼈어요.

     

    4. 우리 가족만의 디지털 소통 규칙 만들어가기

    가족 단위로 디지털 소통 규칙을 만드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써서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어른들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저희 집 식사 시간을 관찰해보니까, 아빠는 뉴스를, 엄마는 카카오스토리를, 아이는 유튜브를 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모두 문제구나"라는 걸 인정하고 함께 규칙을 만들기로 했어요.

    첫 번째로 정한 규칙은 '식사 시간 스마트폰 금지'였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정말 어색했어요. 뭘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있었던 일 하나씩 이야기하기"라는 새로운 규칙을 추가했어요. 아이는 학교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을, 저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히 이야기하는 거죠. 처음에는 "별일 없었어"라고 하던 아이도, 며칠 지나니까 친구들 이야기, 선생님 이야기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어요.

    두 번째는 '가족 디지털 타임'을 만든 거예요. 주말 저녁 한 시간은 온 가족이 함께 디지털 활동을 하는 시간으로 정했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함께 보거나, 온라인 게임을 같이 하거나, 넷플릭스 영화를 함께 보는 시간이에요. 처음에는 억지스러웠는데, 지금은 정말 기다려지는 시간이 됐어요. 아이가 "아빠, 이번 주에는 이 영화 봐요!"라고 미리 추천해주기도 하고, 저도 "이런 다큐 어때?"라고 제안하기도 해요.

    세 번째는 '디지털 고민 상담 시간'이에요. 아이가 온라인에서 겪는 문제들, 예를 들어 사이버 불링이나 게임 중독 같은 문제를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든 거예요. "혼날까 봐 말 못 하겠다"는 분위기가 아니라, "같이 해결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실제로 아이가 "친구가 게임에서 욕을 해서 기분이 나빠"라고 상담한 적이 있는데, 함께 어떻게 대처할지 이야기해보니까 아이도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더라고요.

    네 번째는 '부모 디지털 교육'이에요. 아이에게만 "올바르게 사용해"라고 할 게 아니라, 부모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예요.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에게 "요즘 뭐가 인기야? 가르쳐줘"라고 물어보고, 진짜로 배우려고 해요. 처음에는 아이가 신기해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아빠, 이거 봐봐"라고 먼저 보여주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실패를 인정하는 분위기'예요. 규칙을 어겼을 때 혼내는 게 아니라, "왜 어겼을까?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함께 생각해보는 거예요. 저도 가끔 식사 시간에 급한 문자를 확인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아빠도 실수했네. 미안해"라고 솔직하게 말하니까, 아이도 "나도 어제 유튜브 너무 오래 봤어"라고 자연스럽게 인정하더라고요.

     

    서로 다른 디지털 세대가 함께 성장하는 법

    1년 넘게 이런 노력을 해보니까, 디지털 격차 해소는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가 아이들의 세계를 100%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가더라고요.

    요즘 조카는 저에게 먼저 연락을 해와요. "삼촌, 이거 재밌어요!"라면서 영상을 보내주거나, "삼촌도 이 게임 해봐요"라고 추천해주기도 해요. 예전에는 "어른들은 모를 거야"라는 표정을 짓던 아이가, 이제는 "삼촌은 이해해줄 거야"라는 믿음을 갖게 된 거죠.

    물론 여전히 이해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아요. 아이들이 왜 그렇게 짧은 영상에 열광하는지, 왜 온라인 친구들을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하지만 이제는 "이해 안 돼"라고 단정하지 않고, "다르구나"라고 받아들이려고 해요.

    제일 중요한 건, 디지털 세대와 기성 세대가 서로 배울 점이 있다는 거예요. 저는 아이들에게서 새로운 기술과 빠른 적응력을 배우고, 아이들은 저에게서 신중함과 깊이 있는 사고를 배울 수 있어요. 서로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생각이에요. 새로운 앱이 나오면 아이들에게 물어보고, 이해 안 되는 일이 있으면 대화를 통해 풀어가려고 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꾸준한 노력이니까요.

    우리 집에서는 이제 디지털 기기가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소통의 도구가 되고 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이게 바로 진짜 소통이 아닐까 싶어요.